[Moon] 달그림자
당신과는 닮은 점이 참 많았다. 하나하나 언급하지 않더라도, 당신도 그것을 알고 있겠지. 그렇기에, 만약 그 순간, 당신과 저의 입장이 반대였다면... 만약 그때, 바닥으로 고꾸라져 차게 식어간 것이 저고, 그 맞은편에 당신이 있었더라면, 저 역시 당신처럼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잊어달라고. 기억되는 것은, 남겨진 자들에게 너무나도 괴로운 형벌이니까. 제발 나로 인해 괴로워하지 말아 달라고.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달을 볼 때면, 이중적인 마음이 항상 자신을 괴롭혔다. 누가, 제게 그랬다. 달을 보면, 내가 떠오른다고. 그게 참 좋았다. 누군가 나를 떠올려준다는 것도 좋았고, 달을 보고 나를 떠올릴 수 있다는 건, 내가 곁에 있지 않은 시간에도 나를 떠올리며 함께라고 여길 수 있다는 뜻이니까. 제 소..
[Moon]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의미
“이제 그만하자. 더 이상, 넌.” 하지마, 더 이상 말하지 마, 세레나. 제발, 부탁이야. 다리가 후들거렸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절박한 시선이, 끔찍한 이별을 고하는 당신의 입을 향했다. 제발, 그 이상 말하지 마. 그러나, 당신은 입을 열었고, 잔인한 말은 입 밖으로 나와 제 마음을 할퀴었다. “.....내게 필요하지 않아.” 현실을 인정해 멜로. 사고가 정지하는 것 같았다. 제게 필요하지 않다는 당신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아서. 그런 의미가 아닐 거라고 믿고 싶은데, 당신을 아는 나 자신이, 자꾸만 그것이 맞다고 답을 내려주어서. 그래서 차라리 생각을 멈추고 사라져버리고만 싶었다. 이대로 쓰러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신이 뱉은 말..
[Moon] 메시지 링 L4
변신을 해제하자, 익숙해진 파란 제복 소매가 눈에 들어왔다. 걱정과 무색할 정도로 제게 잘 어울리는 제복이, 어찌나 끔찍해 보이던지, 자조적인 웃음이 나왔다. “...엄마.” 일렁거리는 마력을 매개체에 불어넣고 키워드를 읊었다. 변신의 매개체이기도 한 이 반지는, 어머니의 유품이자, 유언이 담긴 ‘메시지 링’이었다. 그것이 메시지 링이라는 것도, 키워드도 알려준 적이 없고, 심지어는 키워드가 ‘엄마’였으니, 그가 자신의 유언을 딸이 듣길 바라지 않았다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아마, 자신이 매달 받는 급료를 전쟁 피해자와 고아원 같은 곳에 전액 기부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이렇게 하면,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 것 같아서.이렇게 하면, 실은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