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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불사의 마법사와 사랑하는 인형 - 멜로오네/니타스콜 플레이로그

 

 

 

 

:: CoC 7th ::

:: W - 9999 ::

:: KP - 비슬 ::

:: KPC - 멜로 M. 바르그하티 ::

:: PC - 스티오네 S. 볼라티오 ::

:: 플레이 일자 - 2021.01.05.화 ::

:: 플레이 타임 - 약 6시간 ::

* 본 세션은 RP에 따라 창작엔딩을 보았습니다. *

 

 

 
2021.01.05
 
불사의 마법사와 사랑하는 인형
 
W. 9999
 
KPC. 멜로 M. 바르그하티
 
PC. 스티오네 S. 볼라티오
 
KP. 비슬
 
.
 
.
 
.
 
어디선가 소리가 들립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그래서 말이야, 스티오네. 오늘은 탑 서쪽에 벌써 벚꽃이 피었더라고. 봤어?
 
멍한 의식 속에서 차분히 들려오는 당신을 향한 목소리.
 
그 와중에 당신의 고개는 끄덕여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꽃놀이를 하러 가자. 햄을 잔뜩 넣은 샌드위치를 들고 가면 좋겠는데.
 
아직도 시야는 흐릿합니다.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말을 걸고 있는 걸까요.
 
멜로 M. 바르그하티:자, 그러면 오늘도 사랑한다고 말해 줘.
 
당신은 그제서야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그 사람은, 그 사람은 멜로였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멜로.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
 
어라, 소중한 사람이었나?
 
생각할 새도 없이 당신의 입이 움직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사랑해, 멜로.
 
멜로 M. 바르그하티:나도 사랑해, 스티오네.
 
기이한 기분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어?)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가누려 하는 동안, 멜로는 당신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나가버립니다.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인 걸까요?
 
서서히 의식이 또렷히 돌아오고 시야가 뚜렷하게 잡혀갑니다.
 
당신은 안락의자 위에 앉혀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방 안에는 커다란 거울 하나와 지금 앉아있는 안락의자, 불이 꺼져있는 벽난로,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나…… 움직일 수 있나?)
 
밖으로 나가는 문도 있지만 멜로가 나갈 때 밖에서 잠가 두었는지 열리지 않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멍)
(일단 몸을 움직여봅니다……)
 
어색하고 뻐근하지만 움직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말은 나오나요? 소리를 내어봅니다)
 
아, 아.. 소리도 제대로 나오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내,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말할 수 있구나…….
(방금은 대체 무슨 상황이었던 거지? 무슨 일이…….)
(거울에 내 몸을 비춰보자... 나... 어... 내 몸에 있는 거 맞지? ...)
 
거울에는 스티오네, 당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거울 속에 비쳐지는 당신은 마치 인형에게나 입힐 법한 치렁치렁한 옷을 입고 있는데,
 
목과 무릎, 손가락 마디마디 비춰지는 모습은 분명 인간의 모습이 아닌 인형의 관절 같은 모습입니다.
 
SANc 0/1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이게 무슨……?)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눈을 깜빡이고 다시 거울을 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평범한 팔다리가 보입니다.
 
환각이라도 본 걸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어…….)
 
당신은 인간이잖아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렇지, 나는, ……인간, ……인간이지…….
여긴, ……대체 어디야?
나는 왜 여기에……
방금 그건 도대체 뭐고…… 왜……
아, 창문이, 창문이 있었지…….
(황급히 커튼을 걷고 창밖을 봅니다)
 
커튼을 들추고 창문 밖을 바라보면, 정말 멜로의 말대로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가 그득 보입니다.
 
화창한 햇살, 울창한 숲...... 시골에 있는 걸까요?
 
<지능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주변 그 어디에도 사람이 사는 흔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산다면 길이라도 있을 것이고, 어딘가에 집이 있을 수도 있고, 시골 마을이라면 논밭이라도 보여야 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이게 무슨…….
 
하지만 이 주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여긴 대체 어디일까요?
 
나는 어디, 어떤 상황으로 떨어진 걸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꿈, ……꿈인가?
도대체 나는…….
(내가 앉아있던 안락의자에 무슨 흔적이라도, 있지 않을까?)
 
당신이 앉아 있던 의자입니다.
 
오래 되었는지 움직일 때마다 조금 끼익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별달리 이상한 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진짜 뭐지…….
(나는 지금 추운가?)
 
실내는 온화하여 추위를 느낄 틈이 없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하긴 그러니 벽난로도 굳이 꺼져있는 거겠네…….)
문은, 잠겨있고…….
벽난로에 열쇠라도 숨겨뒀을까?
(굳이 뒤져보러 가며..)
 
불 꺼진 벽난로에는 새까만 잿더미와 검댕만 가득 묻어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
 
당신이 여전히 이 상황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그 때
 
스티오네 S. 볼라티오:(혹시 여기 많이 높은 곳인가?)
 
잠겨있던 문이 열리고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앗...)
 
멜로가 들어옵니다.
 
그의 주변으로는 따뜻한 차가 담긴 티포트와 찻잔, 에그타르트가 담긴 접시 등이 부유하며 떠돌고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꿈뻑……)
 
멜로 M. 바르그하티:일어났어? 내가 없는 동안 외롭진 않았니?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문 밖에서 작은 탁자가 날아오더니 그 위로 테이블보가 깔립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워. 잠깐만요.
 
지금 이건 대체 어떻게 한 거죠?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어………………
아르케가 된 거야?
 
멜로 M. 바르그하티:재밌는 농담이었어.
 
멜로는 창문을 열고는 안락의자 너머에 앉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진심인데)
 
어느새 그 자리에는 의자 하나가 더 생긴 참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티포트와 접시가 동동 떠다니며 차를 따르고 테이블 위에 올려집니다.
 
향긋한 차 향기가 물씬 풍겨오며, 멜로가 손가락을 다시 튕기면 벽난로에 불이 지펴지며 타닥 타닥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충분히 따뜻하지만, 역시 이게 분위기 있잖아?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
 
멜로 M. 바르그하티:왜 그런 표정이야?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아니, 그 ……
멜로…… 멜로? 멜로, 맞지……?
 
멜로 M. 바르그하티:...? 지금 이것도 농담이야? 그래, 멜로. 네가 사랑하는 마법사.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멜로 M. 바르그하티:그리고 너는 인형이지.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종족을 부정당해서 상처받음)
 
멜로 M. 바르그하티:왜 그래?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나 인형…… 인형? ……
언제부터? ……
 
멜로 M. 바르그하티:이 탑에 내가 혼자 살기 시작했던 때부터.
너는 내가 만든 인형이야, 스티오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게 대체 언제……
 
멜로 M. 바르그하티:혼자는 외로우니까, 심심하니까, 그래서 만들어진 인형.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아니, 아니……그, 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언제…… 나는……
나는, ……인간인데? ……
마법, 마법사잖아, ……?
같이 판도라에 입대해서…… 분명……
 
멜로 M. 바르그하티:저런, 스티오네. 고장났구나. 다음에 재료가 모이면 다시 고쳐줄게.
 
스티오네 S. 볼라티오:뭐? 아니, 나는 정말로……!
 
멜로 M. 바르그하티:가끔 스스로 인간이라고 믿게 되더라고.
너는 인간이 아니야, 스티오네.
내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인형이야.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럴,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왜 인형…… 인형일 리가 없잖아!
멜로, 아니야! 나는……!
 
멜로 M. 바르그하티:......재료를 빨리 구해와야겠네. 그 때까지만 참아줄래, 스티오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아니야…………
내……
내 삶은……? 내……
내가 했던 그 모든 고민과…… 지켜야했지만 지키지 못했던 신념들은……?
그리고 나는 …… 분명 그 때 ……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나는……
포, 폰테는 어디에 있어? 다른 친구들은? 프로메테우스는? 날개는? 전부 어떻게 된 거야?
 
멜로 M. 바르그하티:스티오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내…… 엄마는……?
 
멜로 M. 바르그하티: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전혀 모르겠어.
폰테는 누구야? 친구라니, 이 탑에는 너와 나밖에 없어.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멍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멜로 M. 바르그하티:복잡하게 생각하지마, 스티오네, 내 사랑하는 인형.
너는 내가 만든, 나를 사랑하는 인형이야.
너는 나를 사랑해주기만 하면 돼.
가끔 이렇게 이야기도 나누고.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멜로 M. 바르그하티:그거면 충분해, 스티오네.
우리 둘이, 이 탑에서, 영원히.
 
스티오네 S. 볼라티오:(하지만, 내 기억 속의 너는 분명……)
(……죽었는데.)
(이게 내 꿈이 아니면 도대체 뭐지?)
 
멜로 M. 바르그하티:사랑해, 스티오네.
너도 나를 사랑하지?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
(……꿈, 꿈일 거야. 꿈이겠지. 그래. 내가 너무 지쳤구나. 너무 오래 너를, 너희를 그리워해서, 미쳤구나…….)
(그래, 그러면, 그 꿈에서 네게 말해주는 것도 좋겠다. 어차피 깨어나면 모두 사라질, 나만이 기억할 이야기일 테니까.)
……사랑해, 멜로.
 
멜로 M. 바르그하티:(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응. 그거면 돼, 스티오네.
잘자, 좋은 꿈꿔.
사랑해
 
당신의 의식은 점점 어둠 너머로 빠져갑니다......
 
.
 
.
 
.
 
당신은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에 살랑이는 커튼이 얼굴을 간질이는 것을 깨닫고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이 자고 있는 곳은 침대 위입니다.
 
옆에는 작은 협탁이 있고, 방 한가운데에는 어제 벽난로가 있던 방으로 날아왔던 그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다른 쪽 벽에는 커다랗고 고풍스러운 옷장이 하나 놓여져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멍하니 일어나서 옆의 협탁을 바라본다)
 
협탁 위에는 책 한 권이 놓여져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책…….
(내용을 볼 수 있나?)
 
<정신력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직 한 페이지밖에 쓰여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일기장?
 
일기를 다 읽고 나면 일기장은 스스로 날아서 당신의 품 속으로 쏙 들어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앗)
(좀……귀엽다. 폰테 같네)
흠…….
(어제 봤던 테이블 살펴보기……)
 
테이블 위에는 편지가 놓여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탑을 비워?
얌전히 있어?
이거 …… 사고 치고 다니라는 …… 말이지?
멜로, 나는, 인간이란 말이야!
아무리 꿈이라도 그렇지. 인간도 아니고 인형이라고 하는 건 너무했어.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나 삐졌다구 진짜.
(흥, 하고 뺨을 부풀렸다가 이내 옷장을 발견하고 그 앞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좋아, 본격적으로 사고치려면 편한 옷이 필수지.
(옷장문 벌컥 열기!)
 
옷장 안에는 인형에게나 입힐 법한 예쁘고 거추장스러운 옷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한벌 한벌 정말 사랑스러운 옷들이지만 이것을 입고 돌아다니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지금 입고있는 옷이 그나마 제일 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얌전히 장식장에 전시되어 있을 것이 아니라면 딱히 갈아입을 필요는 느끼지 못할 만한 옷들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왜째서……)
(슬픈 얼굴로 절망하기……)
에휴.
일단 그러면 나가볼까…… 문은 잠겨있나?
 
그것을 확인해보려면, 일단 1층으로 내려가봐야겠죠?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앗 아니 방문이 잠겨있느냐는 뜻이엇다 안 잠겨있나보군 방 바깥으로 나가기)
 
방문을 열고 나오면 계단과 발코니, 그리고 당신이 열고 나온 방문 외에도 두 개의 방문이 더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흐으으음……
(발코니 먼저 볼까…… 바깥이 지금 어떤지 한 번 더 확인해봐야겠다)
(발코니를 살펴보러 갑니다)
 
발코니를 통해 탑 밖의 모습이 보입니다.
 
어제 창문을 통해 보았던 모습과 별 반 다를 건 없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흐으음)
 
이 정도 높이라면...2층 치고도 꽤 높은 높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뛰어내리면 박살나곘군……)
일단 오케이……
(그럼 다른 방을 살펴보러 가자…… 발코니랑 제일 가까운 방이?)
 
2층에는 당신이 깨어난 방과 어제 있었던 방을 제외하고도 하나의 방이 더 있습니다.
 
침대가 하나 더 있고, 책상이 있고, 책장이 있는 정도입니다.
 
여긴 그 마법사의 방인 걸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오……)
 
하지만 평소 잘 쓰이지 않는 것인지 그다지 생활감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두리번거리다가 책장 먼저 살펴보기)
 
책상 위에는 아주 낡은 노트가 있습니다.
 
<모국어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펼쳐봅니다 나는 오늘 사고를 치기 위해 작정한 아주 쟈근 짐승)
언어(모국어)
기준치: 90/45/18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진짜 아르케 된 거아녀?)
(물별살이풀…… 손끝 원…ㅍ)
(일단 기억해두자)
 
스티오네 S. 볼라티오:(다음은 책장!)
 
책장에는 기괴한 글자로 쓰여진 책들이 한가득 꽂혀져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흐익……
 
하지만 당신은 여기에서 이상한 점을 눈치챕니다.
 
당신은 어째서인지 여기에 있는 글자들을 전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배운 적이 없는데?
 
SANc 0/1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왜지! 역시 꿈이라서인가? ……일 리가 없지)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인형, 물별살이풀, 과 관련된 것이 있나 빠르게 훑어본다)
 
<자료조사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장에서 쓸만한 주문이 적힌 책을 발견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무슨 주문이지?
이러면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겠다!
근데 숲무지개뱀은 또 뭐야? ……
왠지 자존심 상하는 걸~
공부하면서 모르는 재료는 없을 거라고 자신했는데……
 
스티오네 S. 볼라티오:(한숨 쉬곤 일단 주문을 기억해둔다)
(침대도 좀 볼까……)
(일단 뒤져보기)
 
당신이 일어난 방에 있던 것과 똑같은 침대입니다.
 
침대를 뒤적거리자 먼지가 풀풀 날립니다.
 
꽤 오래 사용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법사는 어디에서 자는 걸까요?
 
불사의 마법사라 잠도 안 자는 걸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끙;)
암만 그래도, 있으면 정리를 해놔야지……
(꿍얼꿍얼 엄마 잔소리 하면서 탈탈 이불 털어준다)
어휴 ...
어제 그 방 한 번 더 보고 내려가볼까.
여기서 잠을 안 자면……
 
스티오네 S. 볼라티오:거기 앉아있던 걸수도 있으니까.
(방이 어제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는지 정도만 살펴보고 내려갑니다)
 
방은 딱히 어제와 달라진 점이 없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흠.
그럼 내려가자!!
(1층으로 뛰어내려가기)
이 이게 뭐야
 
1층으로 내려가자 실제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인 조각상들이 빙 둘러 장식된 홀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꿈뻑 꿈 뻑 ) ……
(조각상 하나씩 둘러보기 ……뭐 닮앗나요?)
 
조각상을 살펴보려 다가가자...
 
여길 나가면 안돼.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흐악!!
 
다시 올라가.
 
탑을 나가서는 안 돼.
 
스티오네 S. 볼라티오:포, 폰테! 흐악! 조각상이 말해! 흐악!
 
탑에 있어야 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잠깐만, 폰테도 말하는데 조각상이 말하는 게 뭐가 이상해.
 
SANc 0/1
 
스티오네 S. 볼라티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럼그럼, 하나도 안 이상하지.
조각상 씨. 조각상 씨.
……어라, 그냥 녹음된 건가?
 
탑을 나가면 안 돼.
 
탑에 있어야 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녹음됐나보네……_
왜 나가면 안 돼?
 
여길 나가면 안 돼.
 
다시 올라가.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왜?
 
탑을 나가서는 안 돼.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러니까, 왜?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조각상은 그저 탑을 나가면 안된다는 말만을 되풀이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흐으으으응~ 하고 미심쩍게 쳐다보다가 조각상 주위 빙빙 돌기)
(계단 아래로 한 번 더 내려갈 수 있나? 올라가는 계단 뿐인가?)
 
지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진짜 나가면 안 돼? ...
나 요 앞만 구경할게.
 
탑을 나가면 안 돼.
 
스티오네 S. 볼라티오:힝.
 
다시 올라가.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나 심심해.
 
다시 올라가.
 
스티오네 S. 볼라티오:(입술 삐죽)
그래. 내가.
말은 또 잘 듣지.
(삐진 얼굴로 계단 터벅터벅 걸어올라가요……)
 
익숙한 2층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아직 당신이 찾아보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디야?!)
 
3층이 있죠.
 
스티오네 S. 볼라티오:가자!
 
3층으로 올라가면 창고와 주방, 식당, 욕실, 화장실 등이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와앗
여기 필요한 거 다 있네!
(신나서 주방부터 뛰어들어가요)
 
마법이 걸린 주방에서는 조리도구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식재료들을 조리하고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헤엑
 
식칼, 냄비, 프라이팬 등이 저절로 움직이며 야채를 썰고 고기를 굽습니다.
 
마법의 오븐에서는 불이 낼름거립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이게 다 얼마야……
(마도구 가격 생각하고 기절)
(아니 진짜 기절했다는 게 아니고)
저어기 혹시 너희 말도 하는 마도구니?
 
세상에 이런 마도구들이 있었던가요. 솔직히, 마도공학자로서 이런 걸 모르고 있었다니 자존심이 상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치! 자존심 상하지! 완전!
 
조리도구들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말하는 기능은 없는가봐……
 
하지만, 당신이 그 곳에 있다는 것을 알아보는지 잠깐 동작을 멈추었다가
 
이내 다시 자신의 할 일을 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흠.
얘네가 지금 움직인다는 건 곧 멜로가 온단 소리겠는데……
얼른 다른 데 살펴봐야겠다.
(호다닥 빠져나가 창고부터 들러보며)
 
창고에는 수많은 짐더미가 있습니다.
 
식재료부터 옷가지, 그 외 생필품 등 각양각색의 여러 물건들이 난잡하게 한데 뒤섞여 있네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적당히 뒤져보는 게 어떨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우와……
(편한 옷부터 살펴봅니다!)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틀렸어요. 이곳에도 여전히 인형 옷밖에 없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왜!!!!
 
게다가 사이즈도 당신이 입기에는 조금 크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왜애!!!!!!!!
아.
물별살이풀!! 그리고 숲무지개뱀의 피!!
(있는지 열심히 뒤져보기)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 눈썰미가 좋은 걸요? '물별살이풀'이라는 태그가 달려있는 자루를 한 포대 발견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두근!)
 
숲무지개뱀의 피는 보이지 않지만...
 
대신 짧은 사다리가 보이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와아!
(전부 챙겨 챙겨!! 챙겨서 창고 구석에 고이 숨겨두기)
흠……
그 다음은 욕실 한 번 가볼까?
(척척 씩씩하게 걸어가요)
 
욕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평범한 욕실......
 
......은 아닙니다.
 
뜨거운 물을 따라내는 주전자가 둥둥 떠다니며 욕조에 물을 붓습니다.
 
주전자의 물은 마르지도 않는지 끊임없이 욕조 위로 떨어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와……
(저런 건 어떻게 만드는 거지? 워터 마법에다가 어떤 회로를……?)
(주전자 톡 건드려보기)
 
당신이 주전자를 톡 건드리자,
 
주전자는 잠시
 
멈칫,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하더니 자리를 이동해서 다시 욕조에 물을 붓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왜!)
(……왠지 욕조에 들어가서 뜨끈하게 누워잇고싶어짐)
(괘씸하다. 주전자가.)
마도구 괘씸죄 Roll
기준치: 99999/49999/19999
굴림: 9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이 욕조에 들어가려는 낌새를 보이자, 주전자는 물을 붓는 것을 멈추고 욕실 한 켠의 정해진 자리로 돌아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흐으으음~
그래도 나 아직 화장실하고 식당 안 봤거든?
거기까지 다 보고 주방 가서 먹을 거 챙겨서 여기 돌아올 거니까
여기서 기다리렴
(쫑쫑 뛰어서 화장실 문 벌컥 열기)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깔끔한 화장실입니다.
 
별다를 것은 없습니다만......
 
여기 배관이 되어 있나?
 
이것도 마법으로 작동하는 걸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띠용)
(어 …… 왠지 실험해보고 싶다)
(궁금하니까……)
(관찰해보기)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흐음
 
글쎄요. 우선 눈에 보이는 배관은 없는데...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역시 잘 모르겠네요.
 
대신 당신은 화장실 휴지통에 버려져 있는 구겨진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분해! 분해! 분... 오)
(살펴볼까요)
 
널 원망해, 멜로.
 
내가 이렇게 된 건 모두 너 때문이야.
 
스티오네 S. 볼라티오:누가 이씨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를 원망해
죽을래?
……
(잠깐……만)
(여기……나랑……멜로……뿐이라며……?)
(………………)
 
스티오네 S. 볼라티오:(대체 내가 모르는…… 무엇이 있는 거지?)
(일단 종이를 챙기고 식당으로 가봅니다)
 
식당에는 아래층과 마찬가지로 벽난로가 있고, 그 위로 당신과 멜로의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이런 건 또 언제 그려진 걸까요?
 
멜로는 대체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아니, 그건 정말 멜로가 맞을까요?
 
식탁에는 두 개의 의자만이 놓여있습니다.
 
다만 세팅되어 있는 것은 한 사람분의 식기뿐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내가 인형이라서?)
(물끄러미 식기를 내려다본다)
 
식기와 식탁을 내려다 보고 있자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당신은 인형이 아닌 인간이니까요.
 
아마도?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아마도.)
 
그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주방에서 접시와 집게가 날아와 세팅된 식기 위에 음식을 차립니다.
 
오늘의 메뉴는 미트볼 스파게티와 시저 샐러드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뭐냐 이거 대박 좋은데!)
 
의자는 덜걱덜걱 스스로 움직여 당신을 앉히고, 주방에서 주전자가 날아와 얼음이 든 청량한 레몬수를 컵에 쪼로록 따라주고 돌아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이거 팔면…… 이거 팔면 이거 얼마야 대체)
아니 이거 어떻게 만드는 거지? 뭘… 뭘 인식한거지? 음성인식? 진짜?)
우와...
……
우와.
셀니타한테 너도 이런 거 만들 수 있냐고 물어봐야지.
 
스티오네 S. 볼라티오:(키득거리고는 레몬수 한 모금 꼴깍 마시기)
 
상큼한 레몬향, 답답한 기분을 상쾌하게 풀어주는 시원함.
 
기분이 좋아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기분이 좋은~ 맛있는~ 헤헤
(미트볼 스파게티와 샐러드도 냠냠 맛있게 먹으며)
(우물우물……)
 
입을 바쁘게 움직이며 식사를 마치고 나면 적당한 포감감이 느껴집니다.
 
훌륭한 식사였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행복해애~)
있잖아, 얘들아, 목욕하면서 먹을만한 시원한 거 있어?
 
당신의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주방에서 유리병 하나가 날아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얏호
 
보글보글 탄산이 올라오고, 얼음과 민트 잎이 동동 띄워져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유리병 들고 신나서 욕실로 뛰어감!)
주전자야 나 왔어!!
마도구랑 교감하기 Roll
기준치: 99999/49999/19999
굴림: 6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식사를 하는 동안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여전히 욕조의 더운 물에서는 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헤헤, 진짜 좋구나. 욕조도 마도구인가?
(대충 옷 훌렁 벗어 던져놓고 욕조에 발끝부터 조심스레 담가보기)
 
따스한 물이 당신의 발을 감싸옵니다.
 
여기저기 탑 안을 돌아다니느라 알게 모르게 쌓인 피로가 노곤노곤 풀려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헤헤……
(노곤한 표정으로 주방에서 받은 유리병 속 액체 쪼롭 마시기)
뭐야 너무 좋잖아아……
 
기분 좋게 반신욕을 하고 나면 피로가 싹 가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헤헤……
다음에도 잘 부탁해 마도구 여러분……
 
욕조에서 나오자, 보송하고 커다란 타월이 날아와 당신의 몸을 감싸줍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우와아……
따끈폭신보송…… 너무 좋아……
(행복한 얼굴로 타월에 부빗)
아, 옷 입어야지
 
물기를 닦고 나면 벗어두었던 옷가지가 깔끔한 모습으로 허공에 둥둥 뜬 채 당신을 반깁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물기 꼭꼭 잘 닦아내고 깔끔해진 옷을 입기!)
헤헤……
기분 좋아……
아, 여기 4층도 있나?
뭔가 있다면 거기도 어마어마한 마도구가 있을 것 같은데……!
(설레는 마음으로 계단으로 쪼르르 달려감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올라가봅니다)
 
계단을 오르던 당신은 투명한 벽이 있는 것 마냥 가로막힙니다.
 
SANc 0/1
 
스티오네 S. 볼라티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이게 뭐야?
 
당신이 4층으로 오르는 계단 앞에서 당황해 하고 있자
 
어느샌가 돌아온 멜로가 빙긋 웃으며 당신을 껴안습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얌전히 기다리고 있었어?
 
스티오네 S. 볼라티오:우 ……
 
창밖으로 어느새 해가 저물어 있는 것이 보이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눈 깜빡이다가 얌전히 뺨을 부빈다)
 
멜로 M. 바르그하티:그래, 그래. 기분 좋아보이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목욕했어.
맛있는 것도 먹고……
배고파서 먼저 먹어버렸어.
 
멜로 M. 바르그하티:응. 괜찮아. 즐겁게 보낸 것 같아서 좋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런 거야?
(눈 깜빡거리다가)
어디 다녀왔어, 멜로?
멜로 가는 거 궁금해서 1층 내려갔는데, 조각상들이 돌아가라든지 올라가라든지 나가지 말라는 말만 계속 했어.
 
멜로 M. 바르그하티:숲에는 위험한 것들이 많으니까.
네가 나가지 못하도록, 그리고 혹시나 바깥의 것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너를 지켜주고 있는 거야.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그치만.
잠깐 산책도 안 돼?
 
멜로 M. 바르그하티:안 돼.
탑 밖으로는 나가지 마.
알겠지?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멜로는 당신을 번쩍 안아듭니다.
 
그러고는 매우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당신이 처음 잠들어 있던 침대가 있는 방으로 데려갑니다.
 
고이 침대에 눕혀주고, 잘 자라는 이야기까지 해 준 다음 손가락을 튕깁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사랑해. 내일 또 보자.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
 
의식이 서서히 멀어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묻고 싶은 것이 많은데……)
 
.
 
.
 
.
 
눈을 뜨면,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것이 보입니다.
 
멜로는... 보이지 않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깜빡깜빡)
(이번에도 협탁 먼저 보기)
 
협탁은 이전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그치만, 테이블 위에는 이번에도 편지가 놓여있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앗)
편지 읽어봐야지... (눈 비비며 편지 집어들기)
 
그 옆에는 마치 아침식사로 먹으라는 것처럼 따뜻한 크림 스프와 부드러운 빵 한 덩이가 놓여져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흐으으음~)
이름 부르면 오는 거야? 히어로 같네.
(헤……)
일단 배고프니까 먹어야지……
(뇸뇸 맛있게 빵과 스프를 먹어요)
 
아침을 먹기 위해 테이블 앞에 앉으면, 포드득 하고 무언가 날라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응?
 
어제 보았던 일기장이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일기장, 안녕!
(펼쳐보기)
 
<정신력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꿈 …… 뻑)
뭐야? 뭐야?
뭐야?
(약간 황당해져서 뭐야봇 되기)
있잖아 일기장아 ……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이거 혹시 멜로 얘기야?
 
일기장은 당신이 다 읽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당신의 손에서 날아올라 이내 협탁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하긴, 일기장이 말을 하진 않겠지…….
(한숨 쉬고 얌전히 밥 마저 먹기……)
 
그건 그렇고, 아침을 먹고 나면 무엇을 해야하고 시간을 보내면 좋을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흠.
4층 함만 더 올라가볼까?
(4층으로 가기!!)
 
4층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막혀있는 것 같습니다.
 
아쉽네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슬퍼짐)
그럼 말이야, 분명 멜로도 날……
재우고 나서,
뭘 했겠지?
멜로 방으로 가보기.
(우당탕탕)
 
마법사의 방은 어제 당신이 건드린 그 상태에서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후잉)
책장도 책상도? 별건 없나?
얜 진짜 어디서 자는 거야?
 
정 그렇게 모험하는 기분을 내고 싶다면, 탑 밖은 어떨까요?
 
마침 어제 적당해 보이는 사다리를 발견했으니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진짜? 나가도 되나……?
흠, 좋아.
그리고 여기서 나가려면……
물별살이풀을……
(창고로 가서 호닥 챙겨오자)
 
식당에 들러 간단한 음식과 식기구를 챙겨 나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뭐가 좋냐고요?
 
소풍 가는 기분이 들잖아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좋지좋지!
창고에 혹시 가방같은 것도 있을까?
거기 담아가면 좋잖아!
(창고로 신나게 올라가기)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세상 무너진 표정)
 
있을 법도 한데, 창고에 워낙 물건이 많아 찾기 어렵네요.
 
<행운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행운
기준치: 40/20/8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나 당신은 운 좋게도 딱 좋아보이는 피크닉 바구니를 발견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와아!
(바구니에 일단 물별살이풀부터 집어넣고)
(사다리 옆에 끼고 주방으로 쪼르르 달려가기)
간식! 간식하고 샌드위치!
 
주방의 마도구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리고 음료수!
아참, 마카롱하고 초콜릿도!! ……있나?
있으면 주고 없으면 둬도 돼!
 
당신이 들고 있던 피크닉 바구니가 저절로 열리더니
 
그 안으로 샌드위치와 오렌지 쥬스가 곱게 포장되어 들어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헉...
완전 신기해!
 
갓 오븐에서 나온 마카롱이 조르르 줄을 서서 바구니 속으로 쏙 들어가고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약간 천국 본 표정 됨)
 
곰돌이 모양의 초콜릿이 허공을 뚜벅뚜벅 걸어서 그 뒤를 따라 들어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귀여워!
 
피크닉 준비 끝!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귀여워!!!
귀여워!!!!!!!!!
(행복에 젖은 표정으로 호다다닥 바구니 껴안아주고 씩씩한 걸음으로 사다리 챙겨서 발코니로 나가보기)
이렇게... 사다리 걸치구……
내려가면 되겠지!
 
2층의 발코니에서 사다리를 걸치자 간신히 1층에 닿습니다.
 
<오르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할 수 있다.
할수 있다.
나.
는.
할 수 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아자아자 아자토스! Roll
기준치: 99999/49999/19999
굴림: 7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르기
기준치: 20/10/4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할 수 없었다!!
 
아이코!
 
당신은 주르륵 미끄러져 꽈당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체력 -1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아팟!
 
그래도 드디어 탑 밖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후.
해냈어!
(뿌듯!
 
밖에서 탑의 모습을 올려다 보니 탑의 4층 한쪽 방이 새까맣게 그슬려 완전히 무너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안에서 폭발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허우
……
위험해서 막아둔 거였구만!
흠……
근데 구멍이 난 것 같아.
부유마법……을 쓰면 올라가 볼 수 있겠는걸.
 
스티오네 S. 볼라티오:좋아! 오늘 피크닉의 목표는! 그 산머시기뱀의 피다!
 
자, 자. 숲 속을 돌아다니기 전에 먼저 해야할 게 있지 않나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주문?
(바구니에서 물별살이풀 뒤져서 꺼내보기)
자아, 이걸 입에 물라고 했지…… (입에 물기)
 
물별살이풀을 입에 물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숲 너머 저 멀리서 한 줌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이어이가 애개 이우하으어아애
 
인가가 있는 걸까요?
 
저쪽으로 가면 사람이 나오거나, 사람이 사는 곳이 나올지도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이? (뭐지?)
(하여간 그 쪽으로 방향 잡고 동글동글 동그라미~ 하면서 갑니다)
 
터벅......터벅......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을 향해 쭉 가다보면
 
어느새인가 나무에 가려져 원래 출발한 탑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꽤 멀리 온 것 같은데 연기가 나는 곳은 좀처럼 가까워지지는 않네요.
 
숲은 사람의 흔적조차 없이 울창하게 나무만 자라나 있을 뿐입니다.
 
그 때, 어디선가 스스슷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뱀이냐!)
 
숲무지개뱀:
은밀행동
기준치: 90/45/18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뱀은 은밀하게 다가와 당신의 발목을 콱 물어버립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야임마ㅠ!
 
체력 - 3
 
스티오네 S. 볼라티오:폰테! 폰테! 이눔시끼가 나 물었어!
허엉..
 
전투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왜 …… !
 
숲무지개뱀의 차례
 
숲무지개뱀:
물기 Roll
기준치: 40/20/8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숲무지개뱀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당신을 뭅니다.
 
체력 -1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나 죽는 거 아냐?)
 
스티오네의 차례
 
스티오네 S. 볼라티오:(하.......)
 
<지능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아까, 주방에서
 
피크닉 바구니를 챙길 때
 
나이프가 있지 않았나?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나이프 용사님처럼 번쩍 꺼내들기!!)
 
당신이 그 작고 귀여운 나이프를 떠올렸을 때, 피크닉 바구니에서 쏜살같이 나이프가 튀어나와 뱀을 향해 돌격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이기는 편 우리편)
 
숲무지개뱀에게 4의 피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멋지다 나이프!)
 
뱀은 잠시 꿈틀거리다가 그대로 움직임을 멈춥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네가 날 살렸어 나이프야!
 
숲무지개뱀의 피를 채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쪼아.
(피를 채취합니다)
나이프야 한 번만 더 도와줘!
 
피를 어디에 담아가나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앗, 담아가야하는 건가? 한 번 그리고 나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길래……
그러면 ……
(바구니를 뒤져서 챙겼던 음료수병을 꺼내본다!)
 
오렌지주스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립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상쾌한 오렌지주스 원샷!)
 
치열했던 전투 후의 오렌지 주스는 역시 최고죠!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리고 거기에 피를 담습니다)
 
체력 4 회복
 
스티오네 S. 볼라티오:꺄아
 
오렌지 주스가 담겨있던 병에 무지개색의 피가 담깁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쩜 얘는 피도 무지개색이지……
신기해라……
(손끝으로 콕 찍어서 배꼽에 별 한 번 그려보기)
 
이성 -1
 
마력 -2
 
배꼽에 별을 그리자, 두둥실
 
당신의 몸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와……
 
숲 위로 날아오르면 뒤로는 방금 전까지 지나왔던 방향으로 나무가 빼곡한 숲이 보이고, 탑이 그 위로 살짝 솟아오른 것이 보입니다.
 
이렇게 하늘을 날아가면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좀 더 빠르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뭐든 걷는 것보다는 덜 힘들고 덜 지치겠지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우와아아
(약간…… 아니 꽤 많이 신났음)
(호작호작거리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열심히 날아가기!)
 
한 시간이 좀 못 될 만큼을 날아가다보면
 
숲이 끝나는 지점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와아……
정말 멀구나……
 
그리고
 
그곳에서 당신이 마주한 것은
 
'숲의 끝'이자
 
'세상의 끝'
 
연기는 사람이 내는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지옥이 내는 연기였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아주 옛 문명의 잔해인 것마냥 낡아빠진 빌딩이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깜빡……)
 
집이 있습니다.
 
전봇대의 흔적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반쯤만 남아 뜯어먹힌 차가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
 
당신이 알고 있던 세상의 끝이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어어……?
 
이미 한참 전에 끝난 것 같은 세상 위로
 
덩쿨이,
 
나무가,
 
진흙이 뒤덮여
 
그 세월을 말해줍니다.
 
뒤덮인 것들은 다시 불타고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무엇이 이곳을 이리 가만 놔두지 않는 걸까요.
 
무엇이 이곳을 끊임없이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걸까요.
 
당신은 그 정체를 목도합니다.
 
그것은, 그것은, 당신의 미력한 뇌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눈에서 끊임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이 어떻게 세상에,
 
저것의 모습은.....
 
SANc 1d10/1d100
 
스티오네 S. 볼라티오: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00
 
(
27
 
)
 
 
=
27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의 등 뒤에서 누군가의 손이 당신의 눈을 상냥하게 감싸며 온기를 전합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밖에 나오지 말랬잖아, 내 사랑하는 인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그러자 당신은 방금 본 것의 정체를 잊어버립니다.
 
자신이 무엇을 보았는지 잊어버립니다.
 
세상이 불타고, 아주 오래 전 사라졌고,
 
하지만 무엇 때문이었지?
 
난 무엇을 보았지?
 
도무지 기억해낼 수가 없습니다.
 
방금 전의 이성 판정으로 일어난 이성치의 손실은 무효가 됩니다.
 
멜로는 당신의 손을 잡고 둥실,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집에 가자, 스티오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불타오르는 땅을 뒤로 하고
 
붉게 물든 구름과 햇살이 비추는 아름다운 곳으로
 
돌아갑니다.
 
두 사람의 아래로는 숲과 강이 오렌지 색으로 펼쳐지고,
 
흘러넘치도록 핀 벚꽃이
 
석양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으며,
 
솟아오른 나무는 싱그럽기 그지없습니다.
 
방금 본 참혹한 풍경이 정말 현실의 것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하늘을 유영하던 둘은 어느새 탑으로 돌아와 문 앞에 착지합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
 
멜로 M. 바르그하티:(당신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준다.) 조금 쉬고 있어. 미안해. 내가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그 말을 끝으로, 당신의 의식은 다시 누군가가 실을 잘라낸 것처럼 끊어집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 이건, ……(아, 또……)
 
.
 
.
 
.
 
당신은 또다시 침대에서 아침을 맞습니다.
 
보드라운 이불에서는 햇볕에 뽀송하게 마른 냄새가 나고, 산들거리는 바람이 당신을 감싸안지만......
 
정신이 멍합니다.
 
어제 목도한 그것 때문일까요.
 
아니, 무엇을 보았지? 보긴 보았나?
 
그래, 세상의 끝을 보았습니다.
 
당신이 알고 있던 세상이 끝난 것을 보았습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정말 끝일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
 
하지만 ‘그런 것’이 버젓이 돌아다니는걸 생각해보면......
 
머리가 아픕니다.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뭐란 말이야 대체…….
(한숨을 쉰다)
……일기, 일기장은……
일기장은 있나……?
아니면 멜로의 편지는, ……? 무엇이라도……
 
어제와 같이 테이블 위에 멜로의 편지가 놓여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쥐고서 읽어내려간다)
이게 무슨…….
알려줘야지…… 무슨, 뭔지를……
용서고 뭐고…… 나는 아직……
 
협탁 위에 놓였던 일기가 어제처럼 포드득 날아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괴로운 얼굴로 편지를 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
 
<정신력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
아……
(부유 마법을 사용하여 4층으로 가볼 수 있나요?)
 
<지능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코니에서 부유마법을 사용하면 4층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발코니에서 부유마법을 사용하여 4층으로 갑니다)
 
4층의 발코니나 창문은 잠겨 있지만,
 
벽이 반파되어 뻥 뚫린 방이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벽 안쪽으로……)
 
방은 무언가 광기 어린 폭발의 흔적이 있었던 듯 새까맣게 남아있는 잔해가 보입니다.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새까맣게 그을린 그것들은
 
인형의 관절이나 손가락, 안구처럼 보입니다.
 
원형을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새까맣게 보입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윽……
(부쉈다는 게……)
(인상을 찌푸렸다가, 한숨을 쉬고 다른 방으로 가본다……)
 
4층에는 잠겨있는 방, 그리고 서재가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서재……)
 
서재에는 책상, 그리고 벽을 가득 채운 책장들이 보입니다.
 
모든 책장에는 빈틈없이 낡고 오래된 책들과 변색된 종이뭉치들이 메꿔져 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책 곰팡내와 먼지, 꿉꿉한 냄새가 콧속으로 들이쳐 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책상을 먼저 살펴봅니다)
 
책상에는 찢어진 종이가 한 장 놓여져 있습니다.
 
눈물에 범벅이 되어서인지 글자가 군데군데 번져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도대체……
(종이에 적힌 것을 읽어본다)
 
<모국어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언어(모국어)
기준치: 90/45/18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나는 울었다. 엉엉 울었다.
 
그건 진짜가 아니다. 진짜 그 사람이 아니다.
 
나는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가짜와 함께.
 
싫어. 널 원망해.
 
네가 ■■■ ■았어도......
 
글자가 더 이어지는 것 같지만, 그 밑은 사라져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무엇을……
……
나는 죽었나?
……
도대체…… 무엇이……
(책장에 일기, 같은 것들이 있을까. 종이뭉치가 보통은 그런 거겠지. 종이뭉치 위주로 살펴보자)
 
<관찰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종이뭉치 사이에서 아무렇게나 끼워져 자고 있는 '열쇠'가 보입니다.
 
열쇠는 코를 골며 자고 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열쇠? ……
(열쇠를 조심스레 깨워본다)
 
당신이 깨우자 열쇠는 꿈지럭거리며 일어나 콩콩 뜁니다.
 
그리고는 당신의 손으로 쏙 들어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아?
(눈 깜빡……)
……
(열쇠……)
(다른 방의 열쇠일까?
 
열쇠는 둘째치고, 이중에 지금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책장에 다른 책들도 살펴봅니다)
 
<자료조사 판정>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불사의 마법사 이야기
 
인쇄나 판본이 아닌 손수 필기하여 기록된 책 같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읽어봅니다)
 
정말로 이 책을 읽을 건가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뭐)
(……)
(그치만…… 그치만……)
(읽으면……)
(미쳐버리는 걸까? 모든 불가해한 것들, 그래, 내가…… 그게 무엇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저 '무언가'를 보았다는 기억만으로도 소름이 끼치고 떠올리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
 
스티오네 S. 볼라티오:(하지만, 이게 네 이야기라는 걸 모르지 않아.)
(그 어떠한 용서도, 애정도, )
(이해 없이 행해질 수는 없겠지.)
(네가 나에게 무슨 잘못을 했길래 용서를 바라는지 모르겠어. 나는 아직도 모든 게 얼떨떨해.)
(하지만 네가, 용서를 바란다면, 나는 최소한 그러려는 노력은, 최선은 다해야하지 않겠니. ……그렇지?)
(책을 읽어봅니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의 진실이다.
 
불사의 마법사는 죽은 사람을 인형으로 되살릴 방법을 알려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계의 모독적인 신과 계약했다.
 
그 대가는 불사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언젠가 별의 수명이 다하고 이 우주의 수명이 다해도 불사의 마법사만은 죽지 못하고 남겨진다는 계약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그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되살렸다. 너를 되살렸다.
 
그러나 만들어진 인형은 진짜가 아니었다.
 
그는 저런 표정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속삭이지 않는다.
 
저건 아무리 봐도 진짜가 아니다.
 
정말로,
 
그저 나를 위로할 뿐인 인형에 지나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고 세상이 멸망했다.
 
하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인형은 망가졌지만 살아남은 나는 새 인형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안식의 땅을 찾아 다시 인형과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괴로웠다.
 
외로웠다.
 
세상에 나만 남았다는 고독감이 나를 한층 더 미치게 만들었다.
 
원망한다,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나만을 사랑해주는 인형은 좋은 화풀이 대상이었다.
 
인형을 부수고 또 부수었다.
 
망가뜨리고 또 망가뜨렸다.
 
너무나도 미웠어.
 
네 잘못이야.
 
나에게 미안하다고 해.
 
다 너 때문이니까.
 
아니야, 아니야.
 
그의 잘못이 아닌데,
 
나 아무래도 미쳐가나 봐.
 
인형에게 그렇게 말하니 인형이 나에게 제안했다.
 
기억을 지워버리자고.
 
더 미쳐버리기 전에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해지자고.
 
......글은 여기서 끊겨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이게 무슨……
이게, ……이, 이게, 무슨…….
아니,
아니, …….
(멍하니 책을 내려다보다가, 눈을 깜빡인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
아니,
기억을, 지워버리자고 했다고.
하지만 멜로는……
(뭘…… 잊은 것처럼 보이진 않았는데……)
 
스티오네 S. 볼라티오:오히려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건……
내 쪽이지 않나……?
……
아, 이 얼마나…….
확신이, ……확신이 필요해…….
나는, 인형이고, 멜로는, 마법사…… 그래……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래, 그게 맞는지, 아닌지……
(공허하게 웃으면서, 멍하니 걸음을 돌린다)
(잠겨있는 방의 문을 열자.)
 
정말로, 문을 여나요?
 
스티오네 S. 볼라티오:(열어줘.)
 
.
 
.
 
.
 
옆 방의 문에 열쇠를 넣어 달각,
 
돌리면
 
보이는 것은,
 
거기에 쌓여있는 것은......
 
산더미같은 인형의 잔해입니다.
 
팔,
 
다리,
 
몸통,
 
손가락,
 
눈알,
 
귀......
 
하지만 당신이 충격을 받게 될 것은 그것이 산산조각나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전부 멜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티오네 S. 볼라티오:……
 
SANc 1/1d6
 
스티오네 S. 볼라티오: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떠올렸나요, 스티오네?
 
가엾은 불사의 마법사님?
 
그래요.
 
불사의 마법사는 멜로가 아닌 분명 당신이었습니다.
 
인형의 제안에 따라 자신의 기억을 지우고,
 
인형을 마법사인 척 행동하게 했어요.
 
이것은 미쳐버린 당신의 광기를 달래기 위한 일순의 유희였을 뿐이었습니다.
 
잠시라도 그렇게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잠시라도 편안하고 싶었습니다.
 
잠시라도 모든 것을 잊고 싶었습니다.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껴안습니다.
 
당신만을 사랑하는 인형입니다.
 
멜로 M. 바르그하티:......스티오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일어났니?
 
멜로 M. 바르그하티:전부... 전부, 알아버렸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미안해
사랑해.
정말 미안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멜로, 네가 왜 미안해.
 
멜로 M. 바르그하티:그치만... 나 때문에, 네가... 나 때문에 네가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잖아.
내가 부족해서,
내가 진짜가 아닌 가짜라서,
내가,
......죽어버려서.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널 죽인 건 나잖아.
 
멜로 M. 바르그하티:......
 
스티오네 S. 볼라티오:정말, 끝까지, 나는, 이기적이었구나.
기어이, 제 손으로 묻은 너를, ……
기어이 제멋대로 되살리겠다고, …… 그래놓고서……
그 영원조차 견디지 못해서 너를…… 네 모습을 한 것들을……
아, 나는 정말, 미쳤었구나?
 
멜로 M. 바르그하티:...아니야, 스티오네. 내가 사랑하는 마법사. 네 잘못이 아니야. 나는 그 사람의 모습을 하고, 그 사람의 목소리를 내지만...
결국엔 가짜인 걸.
 
스티오네 S. 볼라티오:가짜인 게 중요해? 감히, 감히 내가 가짜라고 네 모습을 한 걸 …… 감히 그런 짓을……
용납할 수가 없네…… 용서받을 수가 없잖아……
감히, 무슨 낯짝으로……
 
멜로 M. 바르그하티:중요해. 스티오네. 나와 그 사람의 닮은 점은 오직 이 생김새 뿐인 걸.
너는 지금, 모든 것을 잊어서...
이제 막 기억을 되찾아서...
그래서 네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외로워했는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스티오네 S. 볼라티오:……
 
멜로 M. 바르그하티:그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어했는지
아직, 모를 뿐이야.
 
스티오네 S. 볼라티오:……
있잖아, 멜로.
 
멜로 M. 바르그하티:왜, 스티오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있지, ……
그러니까 지금은, 살아있는 사람이라곤 나밖에 없는 거지?
전부 다 죽어버리고, 나만 남아서……
멜로, 너랑, 같이 살아가고 있는 거네.
 
멜로 M. 바르그하티:(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네가 이 세계의 유일한, 마지막 마법사야.
 
스티오네 S. 볼라티오:엄마도, 셀니타도, 이모들도, 친구들도 전부.
아주 먼 옛날에 죽었겠구나.
 
멜로 M. 바르그하티:......너는 그들을 아주 많이 그리워했어.
매일 같이 하얀 꽃을 꺾어다, 탑의 꼭대기에 바쳤지.
네가 기억을 잃은 동안은...내가 대신 하고 있었어.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랬구나, 또 내가 편하자고 책임을 미뤘네.
그 사람들의 마지막은 행복했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나를 걱정하느라 편히 눈감지 못했을까봐 걱정이네.
 
멜로 M. 바르그하티:...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그들이었다면... 불행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랬으면, 다행이야.
멜로는, 내가 미워? 원망스러워?
 
멜로 M. 바르그하티:스티오네. 나는 너를 사랑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응, 멜로. 하지만 내가 너를……
네게 해선 안 될 짓을 너무 많이 했잖아……
제 이기심으로 너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닮게 만들어 놓고서, 제 손으로 저지른 일이면서 남을 원망하고, 탓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 모든 일이 있고서도 나를 사랑해? 원망하지 않아? 용서할 수가 있어?
 
멜로 M. 바르그하티:괜찮아. 나는 '사랑하는' 인형인 걸. 오직 너만을 사랑하는, 너의 사랑스러운 인형.
그거 알아, 스티오네?
너는 나를 수도 없이 부수었지만
그 만큼 수도 없이 나를 만들어주었어.
그 만큼, 나를 사랑해주었어.
너는 나를 원망한다고 말했지만,
 
멜로 M. 바르그하티:제정신이 들고나면 늘 나에게 사과해주었어.
사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밉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조금 슬펐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무척 행복했어.
나는 가끔 생각해.
내가 가짜가 아니라 진짜였다면 어땠을까.
 
멜로 M. 바르그하티:그랬다면, 네가 미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너는 불사하여도 불행하진 않았을텐데.
네 외로움을 내가, 조금 더 많이 녹여줄 수 있었을텐데.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 ……아, 내 가엾고 사랑스러운 멜로.
그리 생각하지 말아. 그렇게…… 네가 겪은 부당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 그건 나의 잘못이 맞아. 그건……
……
 
멜로 M. 바르그하티:......
스티오네, 나는 정말로 괜찮아. 나는 인형이니까. 하지만 네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래 좋아, 모두 너의 잘못이라고 하자. 하지만 스티오네, 너야말로 이 모든게 부당하다고 생각하진 않니?
 
스티오네 S. 볼라티오:……모든 게, 부당하다고…….
 
멜로 M. 바르그하티:하필이면 전란의 시대에,
도무지 손을 쓸 수가 없는 그 시대에 마법사로 태어나서
사랑하는 세계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그 모든 과정에
부당함을 느껴야하는 건 너야.
내가 사랑하는 마법사, 나는 네가 너무나 가엾어.
 
멜로 M. 바르그하티:마법은 정말로 환상적인 것이잖아.
저절로 따뜻한 물을 준비해주는 욕조, 때가 되면 알아서 차려지는 식탁, 저절로 쓰이는 일기, 하얗고 보송한 수건과 시원하고 청량한 레몬수 같은 것이잖아.
어째서 그런 마법을 지니고 태어났다는 것 하나만으로 네가 전쟁에 한가운데에 서야만 했어?
어째서 그런 마법을 지니고도 사람들은 서로를 미워해야만 했어?
어째서 세상은 그런 마법을,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나눠준 거야?
이 모든 게 네 잘못이라면, 너에게 잘못을 하도록 종용한 건 이 부당함들이잖아.
 
멜로 M. 바르그하티:유일한 생존자, 마지막으로 남아버린, 남아버려야만 했던 불사의 마법사. 내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스티오네.
나는 네가, 정말 가엾어.
 
스티오네 S. 볼라티오:멜로, 나의 한없이 다정한, 나의 사랑하는 멜로. ……그래, 네 말이 맞아. 그 잘못을 부추긴 건 그 모든 부당함이었고, 그 모든 상황이었지.
스물넷의, 스물다섯까지의 나는, 그래서 그렇게 생각했어.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지켜야할 원칙을 지키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은 결국 자신이니,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러니 평생 고통받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며 악몽을 꾸는 것이 차라리 맞다고.
그런데, 있잖아…….
나는, 더 빠르게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서, 날개의 혁명에 동참했고, ……
그래서, ……친구들을 내 손으로 죽이고야 말았는데……
가끔은, 우리 엄마가 하던 것처럼, 엄마의 대녀가 하던 것처럼, ……
 
스티오네 S. 볼라티오:사람의 목숨을, 그만큼의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삶들을, …… 천칭 위에 올려두고 재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건 아닐까, 하고……
그 모든 삶은 분명,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목적이 있고, 방향이 있고, 신념이 있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악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었으니, 기꺼이 그것을 물리치기 위해 살인을 하겠다고, 그 책임을, 감히 져보겠다고……
있지, 멜로……
나는 무엇을 위해 싸웠을까? 내가 구하려던 세계라는 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
 
스티오네 S. 볼라티오:모든 것이 불길 속에 사그러들고 잿가루가 되어 날리는 이 멸망한 세계에서, 그 해답을 구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
나는 계속해서 살아가겠지. 그 시절의 내가 했던 선택의 결과로, 이 우주가 완전히 사그러들어 발 하나 재길 틈도 남지 않는다 하여도.
그래도 살아가겠지.
……있지, 멜로.
네게 나의 멜로가 되길 강요해서 미안해.
네가 나의 멜로와 완벽히 닮도록 강요해서 미안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네가, …….
멜로가 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멜로가 되라고 해서 미안해.
 
멜로 M. 바르그하티:......
스티오네, 내가 사랑하는 마법사.
나는 너 만큼이나 내가 진짜 멜로가 되기를 바랐어.
네가, 그를 정말로 사랑했으니까.
불사하는 삶 동안에 계속, 그를 사랑하니까.
너를 사랑하는 나는, 정말로 멜로가 되고 싶었어.
 
멜로 M. 바르그하티:너의 사랑을 받고 싶었고, 너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싶었고, 네가 행복하기를 바랐으니까.
나는 정말로 멜로가 되고 싶었어.
나는 이게, 네가 나를 '사랑하는 인형'으로 만들었기 때문인지 너와 함께 불사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쌓인 소원인지 알 수 없지만...
멜로가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미안하다고 해주어서, 고마워.
너의 미안해는 오직 '나'만을 위한 감정이니까.
 
멜로 M. 바르그하티:기뻐.
......이제 어떻게 할래? 네가 원한다면, 다시 한 번 모든 기억을 지울 수 있어.
그 땐,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할게.
너를 위한 최고의 마법사가 되어보일게.
하지만, 네가 원래대로, 다시 불사의 마법사로 돌아가길 바란다면
그 붉은 목걸이를 부숴, 스티오네.
 
멜로 M. 바르그하티:너의 마법을 되찾게 될 거야.
 
스티오네 S. 볼라티오:……
그곳엔 너도 함께야?
 
멜로 M. 바르그하티: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야.
네가 불사하는 마법사여도
네가 기억을 잃고 인형이 되어도
언제나
영원히.
 
스티오네 S. 볼라티오:……기억을 지우진 않을거야. 더이상 그렇게 도망치진 않을래.
……그리고, ……
있지,
지금도 나는 변함없이 '멜로'를 사랑해.
멜로 문 바르그하티, 그 이름을 가진, 내 보름달, 약속의 마법을 쓰던, 그 은은하게 창백하던 나의 달.
고작 십년 남짓, 함께 환한 낮과 가장 어두운 밤을 함께했던, 그 기억에, 그 애정에, 그 감정에, ……그 사랑에, 한없이 묻혀서,
 
스티오네 S. 볼라티오:나의 영원동안에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변함없이 멜로일 거야.
……하지만, 있잖아.
누군가의 대신으로서 받는 사랑은, ……그래서 완벽하게, 진짜를 연기해서 받는 사랑은, ……네 것이 아니잖아.
멜로로서의, …… 그건, 멜로의 몫인 거잖아.
그러니, …… 있지.
네 이름을, 알려주겠어?
 
멜로 M. 바르그하티:......
......아
......아하. (짧고 허탈한 웃음 소리를 내었다.) 나 지금, 실연... 당한 거구나.
......없어. 내 이름.
네가 지어줘, 스티오네.
 
스티오네 S. 볼라티오:네가 불리고 싶은 이름, ……말이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멜로일 거야. 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인형은…… 분명해. 그토록 오랜 시간 내 곁을 지켰고,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내 곁을 지켜줄, 야.
*나는 지금 너를, '멜로의 대신
나는 지금 너를, '멜로의 대신'이 아닌, '너'로 보겠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멜로 M. 바르그하티:......있지. 그러면 나, 조금만 심술을 부려도 될까?
 
스티오네 S. 볼라티오:심술?
 
멜로 M. 바르그하티:나...차였지만, 실연 당해버렸지만... 그래도 너를 계속 사랑할 거야.
너는, 내가 사랑하는 마법사이고
나의 태양이니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어.
그러니까,
......스콜(Skǫll).
 
스콜:스콜이라고 하자, 내 이름.
'하티'가 달을 쫓는 늑대라면
'스콜'은 태양을 쫓는 늑대니까.
그렇게 불러줬으면 해.
 
스티오네 S. 볼라티오:그래, 스콜. 내 사랑하는, ……나의 다정하고도 사랑스러운 인형.
돌아가자, 내려가서,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자. 끊을 수 없는 영생의 고리를 쥐고서, 또다시, 둘만의, 영원을 살자.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을게. 똑바로 바라볼게.
네 곁에서……
이미 끝나버린 세상의 위에서……
계속해서, 나아갈게. 더 디딜 곳이 없어도, 나아갈게.
 
스티오네 S. 볼라티오:(옅게 웃고는, 당신의 손바닥에 입을 맞춘 뒤, 제 목걸이에 걸린 붉은 보석을 부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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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엾은 마법사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괴로워하던
 
사랑하는 세계를 잃고 괴로워하던
 
불사의 마법사가 있었습니다.
 
마법사의 곁에는 언제나 인형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쏙 빼닮았지만
 
결코 그 사람이 될 수는 없었던
 
'사랑하는 인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불사의 저주의 걸린 마법사와
 
사랑하는 저주에 걸린 인형의
 
영원토록 끝나지 않을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마법사는 광기를 직면했고
 
인형에게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둘은 여전히 세상의 끝에서
 
불사하는 삶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오늘은 탑의 동쪽에 단풍이 든 것을 보고 왔으니
 
내일은 단풍놀이를 하러 갈 수 있겠죠.
 
봄이 되면 벚꽃을 보러 갈 거고,
 
여름에는 바다를 보러 갈 거고,
 
가을에는 단풍을, 겨울에는 함박눈을 볼 겁니다.
 
그런 삶을 살아가겠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그래요, 언젠가는
 
맑은 하늘, 따스한 햇살 아래서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거예요.
 
NORMAL END. 불사의 마법사와 사랑하는 스콜
 
수고하셨습니다.

 

 

 

멜로오네로 시작해서 니타스콜로 끝나기.

하다하다 파생자컾까지 빨아먹는 극한의 N겹앤오.